[스파이 히스토리] 정평여(정핑루): 색, 계의 그녀..미모의 여간첩
정평여는 1930년대 중일 전쟁기 중국 국민당의 정보기관인 중앙집행위 조사통계국(중통) 소속의 여성 첩보원이다.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에서 탕웨이가 연기했던 '왕치아즈, 막부인'의 모델이 된 인물이다.
중국 절강성에서 법조인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어려서부터 총명하기로 유명했으며
빼어난 미모도 겸비해 '좋은 친구'라는 화보잡지의 표지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침략에 따라 험난한 첩보원의 길에 들어서 빼어난 미모와 총명한 두뇌로 일본 고위층에 접근한다.
당시 그녀는 일본 고노에 후미마로 총리의 아들 후미타카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했으나 불안한 정세에 따라 후미타카가 일본으로 귀국하면서 공작은 중단된다.
이후 국민당 실력자이던 왕정위가 남경에 친일 괴뢰정권을 수립하고 특무본부를 차려 정묵춘에게 지휘를 맡긴다.
이에 중통은 정평여를 중용하며 침투 및 처단 공작을 계획했다. 이때 중통은 호색한인 정묵춘에게 빼어난 미모의 정평여를 접근 시키는 이른바 '미인계'를 기획한다.
예상대로 정묵춘은 그녀의 미모에 빠져 들었고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중통은 "정묵춘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에 그녀와 동료들이 정묵춘을 상점으로 유인해 암살하는 계획을 실행하지만 작전 책임자가 도리어 정묵춘의 첩보망에 걸려들고 만다.
결국 암살작전은 실패로 돌아갔고 정평여를 비롯한 동료 공작원들은 체포된다. 그녀는 1940년 2월 상해 외곽 호서구 중산로로 연행돼 22세에 총살로 생을 마감했다.
정평여가 소속됐던 중통은 전후 대만 법무부 조사국(MJIB)으로 개편돼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그녀를 '특무열사'로 인정해 활약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