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식

[J-필름] 복수는 나의 것, 폭력과 살인·탐욕...추악한 인간본성 사실적으로 그린 수작

씨네마진 2024. 10. 7. 06:17
반응형

이 영화는 일본의 세계적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대표작으로 전세계 씨네필이 극찬했던 1979년도 작품이다.

 

1960년대 오시마 나기사 감독과 함께 일본 뉴웨이브 시대를 주도했던 이마무라 쇼헤이는 아버지 세대를 부정하고 전후 일본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 다소 직설적이었던 오시마 나기사와는 달리 주류에서 밀려난 하류 인생들의 본능에 주목하고 집착해 온 다소 독특한 작품이력을 이어왔다.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인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은 이러한 그의 철학을 가장 정확히 관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일본의 소설가 사키 류조가 펴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이마무라 쇼헤이는 그 어떤 감정의 흔들림이나 별다른 설명도 덧붙이지 않은 채 연쇄살인범의 끔찍한 범죄행각을 마치 다큐멘터리와 같은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내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주인공 에노키즈 이와오가 왜 저렇게까지 괴물이 되었을지 궁금해하는 관객들에게 납득할만한 설명을 최소화한 채 아버지로 상징되는 사회, 종교, 가부장제에 대한 극단적인 분노를 가득 머금은 괴물로 그려내기 위해 모든 연출을 집중한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괴물이 바로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라는 주제를 냉철하게 그려낸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은 희대의 연쇄 살인마 에노키즈가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출발하는 셈이다.

 

이는 영화 속 결론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며 마치 기록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착시를 통해 살인의 과정만을 찾아가겠다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집요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대목이자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킨 사건이 된다.

 

플래쉬 백과 플래쉬 포워드를 반복하면서 에노키즈의 기괴한 악행을 따라가던 카메라는 위태로운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변종 괴물의 불쾌한 폭력과 살인만을 나열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와 연결된 여러 인물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도덕적으로 병들어 있다는 사실 역시 간과하지 않는다.

 

살인마 에노키즈의 아버지는 그를 도덕적으로 탓하지만 며느리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며느리 역시 시아버자에 대한 욕구를 숨기지 않는다.

 

감독은 버블경제의 늪에 빠져들며 병들어가기 시작한 일본 사회 속에서 주인공을 비롯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병들어 가고 있는 현실을 다소 신경질적이지만 예리하고 영리하게 그려냈다.

 

Synopsis

 

과거 두 명의 남자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돈을 훔친 적이 있는 ‘에노키즈’는 오랜 도주 끝에 경찰에 붙잡힌다. 구치소에 갇힌 그는 반성의 기색 없이 담담하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쫓고 있는 경찰의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해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로 위장한 그는 이후 대학교수, 변호사 등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살인과 절도 등의 잔혹한 범죄를 대범하게 저지르며 도피생활을 이어가지만 사상 최대 인원의 경찰이 투입되었음에도 그를 체포하는데 실패한다. 그러던 중 에노키즈는 ‘하마마츠’의 하숙집에 머무르게 되고 어느새 그는 하숙집 여자주인의 정부가 되어있는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