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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히스토리] 누르 이나야트 칸: 영국을 도운 인도 공주 본문
누르는 2차 대전 기간 영국 특수작전집행부(SOE)에 소속돼 활약한 스파이로, 남인도 마이소르 왕국 티푸 술탄의 후손이다. 이 때문에 그녀를 '인도 공주'라고 부른다.
아버지는 세계를 돌며 수피즘을 소개한 수행자로, 이런 영향으로 누르는 1914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런던과 파리를 옮겨 다니며 성장기를 보냈다.
성장해서는 소르본느 대학을 나와 잡지와 라디오에서 동화작가로 일하며 책을 출간하는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였다.
그러던 1940년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하며 파리가 함락되자 가족들과 함께 영국으로 탈출한다.
여기서 그녀는 SOE에 자원, 얼마간의 특수훈련을 받고 여성보조공군(WAAF)에 무선통신요원으로 배속됐다.
누르는 근무기간 끊임없이 상부에 유럽전선 파견을 신청하지만 눈에 띄는 동양적 외모에 미흡한 보안의식, 무엇보다 자기보호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에 따라 매번 거부된다.
그러다 1943년 프랑스 후방에서 연합군을 도울 레지스탕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해지면서, SOE는 불어에 능통한 그녀에게 '마들렌'이라는 암호명을 부여하며 프랑스 침투를 허가한다.
이후 누르는 현지 SOE 요원이던 앙리 데리코르트와 접선해 근거지가 있는 파리로 인도됐다.
그런데 이 데리코르트는 후에 나치 SD에도 협력한 이중스파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다만 이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명확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의심스런 상황 탓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파리 침투 약 4개월 만에 그녀는 통신본부를 습격한 SD에 긴급 체포된다.
누르는 SD에 체포된 뒤 모진 고문이 동반된 심문을 받았고, 이 기간 두번의 탈출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그녀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으면서 SD도 큰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실제로 당시 누르를 심문했던 한스 키퍼 SD 파리지국장은 전후에 "심문과정에서 그녀가 단 하나의 정보도 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탈출에 실패하고 심문에도 협조적이지 않았던 누르는 1944년 9월 다하우 수용소로 이송돼 다른 3명의 SOE 여성요원들과 함께 처형됐다.
전쟁이 끝나고 누르의 죽음이 최종 확인되자 영국 정부는 그녀에게 조지 십자훈장을 추서했고, 2012년에는 런던 고든스퀘어가든에 기념상을 세워 헌신적 활약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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